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싼 땅 값을 가지고 있는 동네 중에 한 곳이 서울에 있는 강남구 청담동 입니다.
한 채에 100억 원이 넘는 한강변 고급 주택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유명하죠
청담동 프리마 호텔이 있던 자리에 최고 49층 한강 조망도 가능한 주상복합 건물을 짓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개발은 중단되었는데요 개발업체가 추진하던 약 4천억 원대의 대출이 막힌 것, 즉 PF 대출 연장이 거부된 것 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빚더미 PF대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PF(Project Financing)란 무엇인가
우선 PF이란 프로젝트를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대출로 일반 대출 상품들과 다르게 신용을 보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으며,
일명 부동산 대출이라 불립니다.
기업의 신용과 담보에 기초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과 다르게 개발 프로젝트로부터 발생하는 현금 흐름을 통해 받을 수 있는 대출 방식입니다.
이런 PF 대출이 막히거나 대출 연장이 거부되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분양가를 받을 수 있다는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의 부동산 개발이 막혔다는 상징성 때문입니다.
국내 PF 대출 규모
국내 PF 대출 규모는 약 133조 입니다.
저금리 대출로 엄청난 자금이 부동산 대출에 몰려 있다는 뜻 입니다.
대출 금리가 올라가고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이런 PF 대출이 막힌다고 보는 부동산 전문가의 시각이 있습니다.
만약 부동산 시장에서 빌려간 PF대출 자금이 대출 이자 뿐만 아니라 원금을 갚지 못하면 금융회사의 파산으로 직결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런 PF대출은 경기가 좋을 때 즉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경기가 좋지 않을 때 폭탄처럼 터지게 됩니다.
사업 계획을 보고 사업이 잘되겠다 분양이 잘되겠다고 금융회사가 판단하면 돈을 빌려줍니다.
하지만 사업이 실패하면 금융기관도 큰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청담동 PF 대출의 연장 거부
위에서 말한 청담동 주상복합 개발 사업의 경우 초기 PF 대출이자가 4.5%~7%였었지만,
2023년 들어오면서 금리가 올라 1년만에 10%~13%나 상승한 것입니다.
이와 함께 주택 분양 시장도 얼어 붙었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건물을 짖는 주체 즉 시행사는 사업성이 좋다고 계속 주장하지만, 돈을 빌려주는 금융권에서는 대출 연장을 거부한 것입니다.
PF 대출 부실과 건설사의 보증
2020년 93조 원 규모의 PF 대출은 가파르게 증가해 현재 133조 원이며, 이자를 제때 못 갚는 연체율도 가파르게 늘었습니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6개월 만에 두 배로 불어나 4.6%이며, 증권사는 더 심각해 연체율이 무려 17% 됩니다.
PF 대출의 부실은 건설사도 위협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요
PF대출은 위험하다 보니, 금융기관들은 시공사 즉 건설사에게 사실상 보증을 서게 만듭니다.
때문에, 사업에 문제가 생기면 금융기관들뿐만 아니라 건설사들도 위험해지는 구조입니다.
종합건설사의 폐업
올해 문 닫은 종합 건설사는 459곳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최대입니다.
이유는 분양이 안 되기 때문인데요
올해 분양 물량은 15만 6천여 가구로 지난해 절반 수준인데 분양이 안되는 상황이 2023년 현재 모습 입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기억하시는지요?
당시 저축은행들이 30개 넘게 줄줄이 문을 닫았고 건설사들도 대거 무너졌습니다.
2011년 2월 17일 총 자산 9조 9천억원 국내 1위였던 부산저축은행이 영업 정지됐습니다.
고객들의 예금 절반인 4조 6천억 원을 각종 PF 사업에 빌려줬고 막대한 손실이 났기 때문인데
저축은행 임원들이 직접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고, 친인척을 바지 사장에 앉혀 대출도 받아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일반 은행보다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받으려고 저축은행에 예금한 서민들이 큰 피해를 당했지만,
이런 사태에서도 이른바 VIP 고객들은 영업정지 전날 밤 대거 돈을 빼간 사실도 드러난 사건이었습니다.
2011년 당시 금융 당국의 대응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당시 저축은행 위기론이 계속 돌았지만, 금융 당국은 문제없다고 했고 결국 위기가 터졌습니다.
2011년 한 해에만 저축은행 16개가 문을 닫았으며, 총 31개의 저축은행이 망했습니다.
2010년말 기준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은 48% PF 대출은 19% 였습니다.
예금자 보호를 받지 못한 10만 명이 1조 3천억원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거대한 빚 부동산 PF사업
거대한 빚으로 유지되는 부동산 PF사업 성공만 한다면 금융기관도 시행사도 엄청난 이익을 남기는 사업입니다.
하지만 실패하면 누가 책임질까?
부동산 PF발 위기의 신호가 나오자 정부가 구원 투수로 나섰습니다
PF 대주단 협약
지난 2023년 4월 금융기관 3700 곳을 모아 대주단 협약을 맺었습니다.
시행사가 돈을 못 갚을 경우 대출 만기 연장도 채무 재조정도 더 쉽게 해주기로 하는 협약입니다.
PF 정상화 펀드
상대적으로 건실한 시중 은행들이 부실 사업장에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PF 정상화 펀드를 만들었으며,
2023년 5월 1조원에 이어 9월에 1조원을 더 늘려 총 2조원의 펀드를 조성했습니다.
PF 공적 보증
정부는 PF 보증 규모도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렸습니다.
정부가 보증해 줄 테니 적극적으로 대출해 주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정부의 위기 관리 대응
정부는 옥석을 가리고 있다며 위기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 187개 중 35개가 정리됐다고 밝혔습니다.
35개면 전체 PF 사업장 3,600 곳에 1%
하지만 오히려 위기를 뒤로 미루고 더 키우는 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사상 최고 수준의 가계 부채
가계부채는 1,862조 원 (한국은행, 2023년 6월 기준) 사상 최고 수준입니다.
올해 초 정부가 나서서 규제를 대폭 풀었기 때문인데요
분양받고 8년 동안 팔 수 없었던 걸 1년 만에 팔게 해줬으며,
실거주 의무 폐지도 약속했습니다.
또 분양가가 12억 원이 넘어도 중도금 대출을 허용했습니다.
사실상 거주 목적이 아니어도 빛내서 아파트를 사고 팔 수 있는 방법이 법적으로 허용된 것 입니다.
가계부채 1,862조 원 한국은 세계에서 가계 부채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입니다.
한국주택주택공사 특례보금자리론 4%
올해 초 정부가 내놓은 특례보금자리론은 4% 고정 금리로 5억 원까지 50년 만기, 소득도 따지지 않았습니다.
고소득 층까지 몰리면서 전체 금액의 40%를 연소득 7천만 원이 넘는 사람들이 신청했습니다.
지난 달까지 41조 7천억 원이 풀렸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빚 내서 집사라는 신호로 읽혔습니다.
금융감독원의 대출 금리 인하 압박
금융감독원장은 올해 초부터 주요 은행들을 돌며 대출 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했습니다.
그 결과 주택 담보 대출은 올해 들어 34조 원이나 늘어났습니다.
다른 선진국들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 금리를 올리며 돈줄을 죄고 있는데 말입니다.
마치며
부동산 PF 대출은 정부가 막는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터지게 되는 시한폭탄의 시간을 뒤로 조금씩 미루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무리한 정부 지원은 결국 건설사, 금융계 그리고 분양 소비자 모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이지 않을까요